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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는 의료·유통·금융·교육 어떻게 바꿀까?

2021년 AI 전망과 트렌드

전문가 칼럼 | 민선, 애피어 최고 AI 과학자 

컴퓨터공학 분야의 뒷단에 물러나 있던 기술인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이 전면으로 치고 나와 이제 주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상적인 쇼핑에서부터 금융 거래, 의료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그 영향력이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규모 모델은 분야마다 별도로 훈련돼 왔다. 예를 들어 GPT-3(비영리 AI 개발재단인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대규모 자연어처리 AI 모델인 생성적 사전학습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세 번째 버전)은 자연어처리(NLP)를 위한 최초의 1천억 파라미터 모델이다. 최근에는 1조 파라미터 모델(T5-XXL)도 훈련됐다. 이런 모델들은 기사를 쓰고, 텍스트를 분석하고, 번역을 하고, 심지어 시를 쓰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그와 별개로 이미지 인식 및 생성에 사용되는 모델 또한 더 많은 데이터 세트로 훈련되면서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이제는 이런 큰 모델을 바꾸지 않고 두 개 이상의 AI 모델을 결합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처럼 큰 모델의 결합이 보다 용이해짐에 따라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텍스트를 해석하고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21년 AI 예측(제공=애피어)

한 모델의 아키텍처를 개조해 다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다. NLP 모델 아키텍처를 생명과학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DNA나 아미노산 같은 코드의 서열이 흔히 사용된다. 코드 서열은 구조가 알려지지 않은 일종의 언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NLP 모델에 사용된 아키텍처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코드 서열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초 한 인상적인 사례는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현재 사용 가능한 일부 백신의 제작에 중요한 과제인 바이러스 변이를 예측하고 단백질 접힘을 이해하기 위해 언어 모델 아키텍처를 사용한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의료 및 생명과학 연구 분야의 AI

메신저 RNA(mRNA) 코로나19 백신의 원형은 유전자 코드 배열을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는 도구와 유전자 코드 서열로부터 mRNA를 만드는 전사 도구 덕분에 며칠 만에 개발됐다. AI에 힘입어 Sars-Cov-2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를 예측함으로써 mRNA 백신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다.

머신러닝과 AI가 의사와 연구자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이런 전문가들이 더 빠르고 신속하게 가설을 시험하고 치료법을 찾도록 돕는다. 물리 세계에서 세포가 배양되기를 기다리는 대신 모델을 사용하면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다.

AI는 진단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엑스레이 판독에 사용이 승인되기도 했는데, 기침 소리를 듣고 환자가 코로나19 또는 기타 질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을 판별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심장 박동 수, 체온, 혈압, 기타 중요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를 착용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면 의사에게 환자 상태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의사가 환자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AI가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열풍

지난해 온라인 상거래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제약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여기에는 쇼핑뿐 아니라 온라인 회의, 게임, 소셜 미디어, 앱 사용 등도 포함된다. 사람들의 디지털 여정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데이터도 더 많이 생성됐다.

그러나 데이터가 증가하면 복잡성도 커진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최대한 많은 대상 그룹에 도달하려면 TV나 라디오 광고에 돈을 지불하면 됐다. 오늘날은 고객에게 도달하기에 가장 좋은 단 하나의 채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채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적시에 적절한 채널을 통해 알맞은 고객에게 도달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람이 하기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복잡하지만 AI를 활용하면 그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앞으로 AI가 점점 더 많이 활용되면 마케팅 담당자가 찾는 우량 고객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종 잊힌 롱테일 고객에게도 접근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생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는 그러한 롱테일 고객을 위한 맞춤 소재 및 콘텐츠를 생성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도 사용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 담당자에게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속도와 규모로 여러 소재를 효율적으로 생성 및 테스트하는 방법 또한 제공할 것이다.

 

AI에 의존하는 데이터 기반 금융

금융에서 AI는 주로 기계들 사이의 초단타 거래에 사용돼 왔다. 이 추세는 기존 금융계뿐 아니라 여러 AI가 일종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암호화폐 세계에서도 지속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예측에 AI를 활용해 왔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이 투자자의 장기적인 목표를 이해해야 한다. 이 목표는 대체로 매출, 소득, 수익 등의 지표를 중심으로 설정되어왔으나 암호화폐에서는 이런 방법을 활용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초단타 거래 전략도 중요하지만 훨씬 더 예측이 어려운 요소가 하나 있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이 예측하기 힘든 ‘인간의 광기’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는 AI 모델이 고전하고 있지만 향후 모델이 진화하면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의 트렌드를 세밀하게 모니터링함으로써 이러한 행동을 더 잘 예측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의 미래

교육 과정과 교과서는 보통 대다수의 ‘보통’ 학생에 맞춰 개발돼 왔다. 이런 교육 자료는 다양한 능력을 폭넓게 아우르도록 설계됐지만 켄 로빈슨 경(Sir Ken Robinson) 같은 전문가들은 이런 ‘컨베이어 벨트’식 교육 모델이 개인의 능력과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AI가 교육과정의 설계 및 전달 방식을 혁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AI는 보다 개인화된 교육 과정 또는 학생 맞춤형 문제 세트를 제공할 수 있다. 모든 학생이 같은 문제 또는 질문 세트를 푸는 대신 각자의 수준에 맞춘 세트를 받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초등학생이 수학에서 분수를 아주 잘 알지만 삼각법은 어려워한다면, 이 학생은 표준 교육 과정을 따르는 대신 분수 공부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이고 삼각법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다. 학생이 수업을 진행해 나감에 따라 AI가 학생의 학습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맞춰 수업을 변경할 것이다.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부정행위와 표절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표절을 탐지하는 것은 아주 쉽다.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고 단어나 시제를 약간만 바꾸는 것 정도는 이미 AI가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표절이 찾기 쉬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다른 언어로 된 콘텐츠를 번역해서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표절을 탐지하기가 더 어렵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AI도 개발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예술계 학생이 디자인을 베끼거나 모사한 사례를 찾아내는 이미지 판독 AI 또한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 농업 및 공장

공장과 농장도 데이터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AI 응용 분야와 달리 최종 사용자가 아닌 제품, 농작물, 기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서는 센서, 로봇, 자동화, 운영 최적화에 투자해야 한다.

이 영역에서 가장 뚜렷한 발전은 여러 영역에서 발견한 결과를 일반화하려는 노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AI가 사과 수확량을 늘리는 데 활용됐다면, 이 AI 모델을 바나나, 복숭아 같은 다른 과일 재배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공장이 LCD 패널을 제조하다가 생산량을 높이는 방법을 발견했다면, 이 도구와 학습 내용을 다른 제조 공정과 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이런 연구를 통해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다.

2021년과 그 이후의 AI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측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기존 모델 활용’이다. 기존 AI 모델 아키텍처를 성과를 내고 있는 잘 발달된 모델과 결합하고 또 기존 모델을 다른 응용 분야로 일반화하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AI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여러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또한 더 빨라질 것이다.

 

* 이 글은 지디넷코리아에 게재된 기고입니다. (원출처: https://zdnet.co.kr/view/?no=2021030709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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